“모든 사람이 크리에이터가 된다”—이모션웨이브가 쌓은 감정×AI의 13년

작성일
2026-07-06 21:06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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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6년 7월 7일부터 9일까지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비석세스(beSUCCESS) 미디어 그룹이 도쿄에서 공동 개최하는 한일 콘텐츠 산업 서밋 'U-KNOCK' 참가 스타트업 중 '이모션웨이브(Emotionwave)'를 다룬다.

SNS에서 AI가 생성한 인물이 인기를 끌고, 가상 휴먼이 광고 모델로 등장하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하지만 생성형 AI 붐이 일기 훨씬 전인 2013년부터 이러한 미래를 예견하고 준비해 온 기업은 흔치 않다.

한국을 거점으로 하는 이모션웨이브가 바로 그 주역이다. 이들은 AI 인플루언서 창작 플랫폼 '탱글(Tangle)'을 필두로, 게임 메타버스용 '뮤타(MUTA)', AI 컴패니언 플랫폼 '에임플(AIMPLE) 등을 기업 및 공공기관에 제공하며 B2B·B2G 기반의 AX(인공지능 전환) 인프라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48건 이상의 특허와 높은 기술성 평가(AA/A) 등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27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IPO)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다가오는 2026년 3분기에는 일본 시장에 특화된 AI 인플루언서 플랫폼 론칭을 앞두고 있다.

이모션웨이브를 이끄는 장순철 대표는 엔지니어이자 뮤지션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컴퓨터 공학과 컴퓨터 음악 작곡을 전공한 그는 AI 기반의 재즈 공연과 국내 최초의 가상 피아니스트를 선보인 바 있다. 생성형 AI가 대중화되기 13년 전부터 'AI×음악×공연'의 융합을 개척해 온 그는 과연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생성형 AI 붐 이전부터 쌓아온 13년의 내공




장순철 대표는 한국산업기술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한국예술종합학교 대학원에서 컴퓨터음악 작곡을 전공했다. 졸업 후 뮤지션 겸 작곡가로 극단에서 활동하던 그는 2013년 이모션웨이브를 창업했다. 그 시작은 아티스트와 크리에이터를 위한 새로운 극장 기술, 즉 VR과 인공지능을 접목하는 연구개발(R&D)이었다.

'이모션웨이브'라는 사명에는 그의 확고한 철학이 담겨 있다. '감정은 보이지 않고 기술은 차갑지만, 인간은 따뜻하다'는 신조 아래, 기술을 활용하되 항상 인간의 '감성'을 중심에 둔다는 의미다. 여기에 '모두가 크리에이터가 된다'는 슬로건을 더했다. 장 대표는 "음악, 미디어, 게임 등 전 세계적으로 크리에이터의 저변이 확대되었고, 누구나 AI를 활용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모션웨이브는 누구나 쉽게 자신만의 새로운 크리에이터와 인플루언서를 창조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고 밝혔다.

주목할 만한 점은 그가 현재의 생성형 AI 붐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13년 전부터 AI와 시각적 요소를 결합해 온 그에게 생성형 AI의 등장이 사업에 미친 영향을 묻자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생성형 AI 자체가 저희 사업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습니다. 단순히 텍스트, 이미지, 동영상을 생성하는 것은 1차원적인 생산성 향상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진정한 혁신은 'AI 에이전트'의 등장입니다. 여러 AI 모델이 백그라운드에서 연결되어 마치 한 명의 직원처럼 작동하는 것이죠. 프롬프트 하나만 입력하면 음악, 음성, 연출까지 완벽하게 조합된 영상이 단 1초 만에 완성됩니다. 이는 패러다임을 바꾸는 거대한 전환점입니다." (장순철 대표)


장 대표는 "이러한 AI 에이전트 기술의 중요성을 꿰뚫어 보는 경영자는 전 세계적으로 극소수에 불과하며, 산업 현장에서는 아직 그 가치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모션웨이브가 끊임없이 새로운 AI 에이전트 기술을 연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INFIDITY'와 실물 악기를 연주하는 AI 밴드




이모션웨이브 기술의 핵심 브랜드는 'INFIDITY(인피디티)'다. 무한(Infinite)과 정체성(Identity)을 결합한 이 명칭은 '당신의 정체성으로부터 무한을 향해(To the infinity from your Identity)'라는 태그라인을 내세운다.

이를 기반으로 탄생한 창작 플랫폼 '탱글(Tangle)'은 한국과 일본의 MZ세대를 타깃으로 스토리, 비주얼, 성격을 모두 갖춘 가상 인플루언서를 생성하고 제어한다. 미국의 캐릭터.AI(Character.AI)와 유사해 보이지만 분명한 차별점이 존재한다.

"캐릭터.AI가 텍스트 기반의 채팅에 집중한다면, 우리는 음성과 모션 그래픽까지 포괄적으로 지원합니다. 덕분에 우리의 가상 인플루언서는 마치 실제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소통할 수 있습니다." (장순철 대표)


수익 모델 역시 일반적인 B2C 서비스와 궤를 달리한다. 장 대표는 이모션웨이브를 단순한 B2C 기업이 아닌, 다양한 산업군에 AX 기반 기술 인프라를 공급하는 B2B·B2G 기업으로 정의한다. 한국 스캐터랩의 AI 채팅 앱 '제타(Zeta)'와의 비교를 통해 이를 명확히 했다.

"제타가 단일 플랫폼에 집중하는 B2C 서비스라면, 우리는 마이크로소프트나 오라클처럼 각 산업 분야에 필요한 기술 인프라를 맞춤형으로 제공합니다." (장순철 대표)

실제로 이모션웨이브의 솔루션은 산업별로 세분화되어 있다. 메타버스 게임을 위한 '뮤타(MUTA)'는 초저지연 라이브 스트리밍 기술을 바탕으로 Web3 음악 생태계의 기반이 되며, AI 컴패니언 플랫폼 '에임플(AIMPLE)'은 엔터테인먼트와 가상 휴먼 영역을 주도한다. 교육 분야를 위한 맞춤형 솔루션도 탄탄하게 갖추고 있다.

이러한 핵심 기술은 유통 대기업 신세계의 팝업스토어 마케팅부터 청소년 센터, 공공 도서관 등 공공기관(B2G), 그리고 음악 교육 기관과 대학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도입되고 있다. 가장 상징적인 사례는 단연 '사람 없이 실제 악기를 연주하는 AI 밴드다.

"연주자가 없어도 AI가 피아노와 드럼 등 실제 악기를 직접 연주합니다. 페스티벌 관람객이 리듬 게임을 즐기면, 그에 맞춰 AI 밴드가 백그라운드에서 실시간 라이브 연주를 선보입니다. 한국의 여러 축제 현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장순철 대표)



서울 '서초 서리풀 페스티벌 2024'에서 AI 밴드 연주 시연


엔터테인먼트 기업과의 협업 방식도 유연하다. 단순한 기술 공급 계약을 넘어, 공동 제작(Co-production) 형태로 콘텐츠, 음악, 뮤직비디오를 함께 기획하고 수익을 분배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국내 유명 록 뮤지션 박완규 씨와 협업하여 에임플 기술로 본인의 모습을 본뜬 가상 휴먼을 생성하고, 이를 활용해 새 앨범의 뮤직비디오와 360도 관람이 가능한 볼류메트릭 메타버스 공연을 제작했다.


가수 박완규의 볼류메트릭 메타버스 공연


"우리는 단순한 외주사가 아닙니다.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와 함께 콘텐츠를 공동 제작하고 발생한 수익을 공유하는 파트너이자, 우리 스스로가 IP(지식재산권) 제공자이기도 합니다." (장순철 대표)


일본 시장 진출, 그리고 성공적인 코스닥 상장을 향한 여정




이모션웨이브가 글로벌 진출의 첫 교두보로 일본을 선택한 이유는 양국 간의 문화적 유사성 때문이다.

"미국은 든든한 동맹국이지만, 대중문화 트렌드나 마케팅 방식이 한국과 너무 다릅니다. 반면 일본은 차이점도 존재하지만 문화적으로 매우 결이 비슷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첫 글로벌 시장으로 일본을 택한 이유입니다." (장순철 대표)


이모션웨이브는 2026년 3분기, 일본 시장에 특화된 AI 인플루언서 및 팬덤 플랫폼을 론칭할 계획이다. 100명 이상의 AI 인플루언서를 투입하고 10명 이상의 현지 인플루언서를 영입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특정 국가만을 위한 전용 플랫폼 구축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의 경쟁력 있는 IP 보유 기업이나 전통 있는 콘텐츠 제작사와 조인트 벤처(JV)를 설립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자 합니다. 이것이 이모션웨이브와 일본 기업 모두에게 최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략이라고 확신합니다." (장순철 대표)


이러한 글로벌 비전은 일본을 넘어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2025년 12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Web3 기업 'MUTA PTE.', 'TCI Ventures'와 3년간 1,500만 달러 규모의 공동 프로젝트 MOU를 체결했다. 자칫 투기적으로 비칠 수 있는 Web3 시장에서, 이모션웨이브는 '뮤타(MUTA)'라는 '실체가 있는 인프라'를 보유했다는 점을 강력한 무기로 내세운다. 또한 인도에서는 정부 산하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인재 육성 기관(MESSC)과 제휴해 AI 기반 교육 솔루션 '뷰(VIEW)'를 공급 중이며, 북미 지역에서는 전통적인 음악 및 방송 기업들의 AI 에이전트 전환을 돕고 있다.

나아가 헬스케어라는 새로운 융합 영역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유럽 시장에서 주목받는 '웰니스(Wellness)'를 테마로, 사용자의 생체 데이터와 뇌파를 분석해 그 결과를 디지털 휴먼이 '버추얼 트윈'으로서 전달하는 시스템을 현지 파트너와 공동 연구 개발 중이다. 장 대표는 이 기술을 '감성 아키텍처'라 명명했다.

그렇다면 AI 인플루언서가 범람하는 시대에 결국 모든 것이 평준화(Commoditization)되지 않을까? 이 질문에 대한 장순철 대표의 대답은 단호하고 명쾌했다.

"실제 인간 인플루언서나 소속 탤런트에게만 의존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언제든 양측이 대립하고 관계가 단절될 수 있는 구조적 리스크를 안고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위험이죠. 하지만 가상 인플루언서는 다릅니다. 비주얼, 성격, 의상, 심지어 분위기까지 기업이 완벽하게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는 '완전한 자산(IP)'입니다." (장순철 대표)


결국 대다수의 클라이언트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상대가 '실제 인간이냐, 가상이냐'가 아니라, '얼마나 자연스럽게 교감하고 즐거운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장 대표는 강조한다.

지난 13년간 차가운 기술 속에서 따뜻한 인간의 감성을 빚어낸 기업가 장순철. 이제 그는 '기업이 전권을 가지는 완벽한 IP'라는 무기를 들고 일본 특화 플랫폼의 론칭, 그리고 다가올 2027년 성공적인 코스닥 상장이라는 더 큰 무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모션웨이브의 진짜 도전은 이제부터가 실전이다.

기사원문 : Growthstock Pul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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